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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상

2024년 10월 한강 야경, 노들섬

야경이라지만 야경은 별로 없다.

삼각대를 사지 않았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삼각대는 있는데, 새로 산 카메라 가방에 들어가는 삼각대가 없었다.

 

암튼 노들섬 들어가는 길이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노들섬에 해가 예쁘게 지고 있어서 사람도 참 많았고 사진 찍기도 좋았는데, 거의 친구를 찍어준 사진 뿐이라 올릴 사진이 많이 없는 것이 아쉽다.

 

사람 진짜 엄청 많았음 ㄷㄷ 온 세상 서울 사람 다 여깄는 줄

 

해가 지평선을 통과하는 딱 그 부분을 구름이 가리고 있었다. 구름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니면 눈이 부셨을테니까.

근데 해가 없어서 세상이 어둡게 보이는 것이 아쉬웠다. 어떻게 보면 아쉬운 것이고 어떻게 보면 운이 좋은 것이었다.

 

그 와중에 구름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것이 아주 아름다웠다.

 

노들섬에서는 한강 철교 위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이 매우 잘 보인다. 어릴 때 저렇게 지나가는 기차를 보는 것이 참 즐거웠는데, 그냥 저 큰 기계가 움직이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저렇게 지나가는 기차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저 큰 기계 안에 수 많은 사람들이 저 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저 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가고 있다는 점이 신기하고 재밌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 언젠가 전철에 탄 나를 보고 역시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것도 재밌다.

 

실컷 한강을 구경하고 근처 식당에서 밥을먹고 나오니 밤이었다. 카메라가 좋아지니 확실히 밤에 사진이 잘 나오긴 한다. 예전 같으면 한참을 들고 서 있어야 했을 사진도 1/20초 안으로 찍을 수 있었다. 그 정도는 버틸 수 있었다.

 

그렇다고 못찍던 야경을 갑자기 잘 찍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난 야경을 좋아하지만 야경을 잘 찍지는 못한다. 항상 그랬다. 난 좋아하는 것을 그리 잘 간직하거나 가지지는 못한다.

그냥 대충 찍은 사진들을 잔뜩 모아놓고 덮어두다 정리해야 할 때가 오면, 그냥 대충 찍은 사진에 야경 사진이라고 이름 붙이고 혼자 소중하게 간직할 뿐이다. 이런 저런 핑계를 덧붙여서 이게 야경이라고 믿으며.

 

원래 저 철교에 불이 안 들어왔었나 생각했다.

항상 지나다니는 곳인데도 항상 저 위에 있던 입장이니 저게 어땠는지 알지 못한다.

 

다시 돌아가는 길에 찍은 올림픽 대로는 꽉 막혀있었다.

 

올 땐 시간이 엇갈려서 노들섬에서 만났는데, 갈 땐 같이 건넜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라 친구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군대에 가기 3일 전에도 이곳에 왔었다.

 

그래도 집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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