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촌 형은 취미가 많다. 사진, 전자제품, 바베큐, 공구 모으기...
형은 항상 취미에 관련된 물건을 잔뜩 사서 명절에 나에게 보여주곤 했는데 자기는 쓸 시간이 없다며 언제든 필요하면 빌리러 오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바베큐 굽는 드럼통이 왜 필요하겠어 형..
항상 어른들의 취미를 보면 무언가 사서 모으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나는 그런 것들이 이해가 안 되었다. 취미는 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 비싼 장비만 열심히 사서 모으면 무슨 의미일까?
학생 신분을 벗고 이제 돈을 벌기 시작하니 그 마음이 이해 된다. 사진은 별로 찍으러 갈 시간도 없고 그럼에도 마음은 항상 그 곳에 있으니까 장비라도 사는 것이다.. 일하면서 중간 중간 장비 리뷰를 보고 장바구니에 넣은 그 제품을 살지 말지 고민하는 그 순간 순간이 설레인다. 그리고 그 장비를 차고 사진을 찍으러 가는 나 자신을 상상하면 난 이미 취미를 즐기러 나와있는 것이다.
잡설이 길었고 암튼 그래서 유튜브 보다보니 퀵 릴리즈라는게 너무 편해보여서 하나 구매했다. 하나가 아니라 다섯 개 구매했다.
오우예
구매한 것은 팔캠 FC3141 숄더스트랩 퀵릴리즈 베이스, FC3143 넥스트랩, FC3404 퀵릴리즈 베이스, FC3A03 퀵릴리즈 베이스이다.
이름들이 참으로 복잡하지 아니할 수 없음을 부정하기 쉽지 않다.
처음에는 나의 귀한 카메라께서 다치지 않도록 카메라 바닥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하단 플레이트를 보다보니 이렇게나 많이 구매하게 된 것이다.
중국 제품들이 요즘 퀄리티가 장난이 아니다. 포장도 이젠 상당하다.
예쁜 포장들에 담겨서 왔다. 하긴 저 가격이면 치킨도 예쁘게 포장해서 오겠지. 아니 와야지 그렇게.
팔캠 FC3A03 A7C2, A7CR 플레이트
자 요녀석이 처음에 사고자 했던 플레이트인데,
열면 이렇게 들어있다. 공구들과 나사와 뭐 앞에 달 때 쓰는 무언가와 플레이트가 예쁘게 들어있다.
나한테 필요한 건 이 정도...
나머지 나사들은 아마 옆에 L플레이트나 케이지랑 연결 할 때 쓰는 거 같은데 뭐 잘 모르겠고 그냥 고이 넣어뒀다.
상당히 깔끔하게 생겼다. 마감도 좋다.
카메라에 끼면 이렇게 생겼다. 이제 내 카메라의 엉덩이가 안전해졌다.
플레이트 하단이 상당히 복잡하게 생겼는데, 왜 이런지 알 수가 없다.
아쉽게도 공구를 플레이트 아래에 끼울 순 없는 거 같은데 사실 난 별 상관 없다. 어차피 뭔가 많이 들고 다니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게 상당히 좋은게 카메라 아래가 이렇게 빵빵해져서 손가락 거치가 쉬워졌다. 난 사실 항상 작은 카메라를 써와서 사람들이 저 손가락 거치를 말 할 때 마다 이해가 안 됐는데, 확실히 편하다. 갈 곳 잃었던 새끼 손가락이 자기 자리를 찾은 느낌이다.
또 이걸 사면서 걱정했던 것 중에 하나가 '높이가 높아지면서 카메라 가방에 안 들어가지 않을까?'인데, 다행히도 잘 들어간다. 원더드 밴딧 6리터 기준으로 사진에선 가로로 넣었는데, 세로로 넣어도 잘 들어간다.
뭐 이제 플레이트는 볼 거 없고 다음으로 넘어가보자.
팔캠 FC3143 마그네틱 퀵버클 숄더 넥 스트랩
놀랍다. 상자가 너무 예쁘고 깔끔하다. 애플인줄
열어보면 이렇게 포장되어있다. 구성품은 스트랩이 종이에 말려서 들어있고, 위급할 때 열어봐야 할 것 같은 작은 보따리 하나가 들어있다.
위급하진 않지만 열어봤더니 마그네틱 저거 꼬다리 하나가 더 들어있었다. 아주 조아용
그리고 저 알 수 없는 종이 쪼가리 하나가 또 들어있었다.
되게 재밌었던 것은 저 스트랩이 말린 종이 뒤에 철 조각이 붙어있는데, 스트랩 자체가 자성을 띄는 것을 이용해서 두 번째 사진처럼 스트랩을 예쁘게 고정시켜놨다. 뺄 때는 저 종이를 뒤로 재끼고 깔끔하게 뺄 수 있다. 디자인의 정도가 아주 타이트하다.
뭐 열어보면 이렇고 길이 조절 할 수 있는게 아주 마음에 든다. 솔직히 아주 예쁘지는 않은 듯
FC3404 퀵릴리즈 베이스, FC3141 F38 숄더 스트랩 퀵 릴리즈 베이스 V2
세상에 너무 예쁜 박스에 담겨 온다.
오밀조밀하게 들어있다.
FC3404는 고정에 사용하는 부품들이 들어있고 FC3141은 그냥 판만 딱 온다. 판이랑 저 중국어 써진 종이.
저게 쇼핑몰에 보면 FC3142가 있고 FC3141이 있는데 둘 차이는 그냥 플레이트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고 똑같다. FC3404랑 FC3364도 그런 거 같다. FC3364가 플레이트 없는 거, FC3404가 플레이트 있는 거.
난 카메라 플레이트를 샀기 때문에 저 플레이트를 살 필요는 없었는데, 왠지 플레이트가 맘에 안 들 경우를 대비해서 그냥 하나 샀다. 그리고 플레이트 세트로 사면 플레이트가 12천 원인데, 플레이트만 따로 사면 18천 원이더라고.
두 개를 각각 플레이트에 달아보면 이렇다.
사용 예시
먼저 삼각대에 꽂아 봤는데 레오포토 LY-224C 삼각대 LH-25R 헤드의 알카스위스 인터페이스와 잘 호환된다.
그냥 쏙 들어가 아주 단단하게 고정된다.
플레이트 낀 카메라를 껴봤는데 진짜 놀라울 정도로 단단하게 고정된다.
단단하게 고정되는 만큼 생각보다 편하게 끼워지진 않는데, 끼는거야 알카스위스 저거 조이는 것 보다 289%정도 편하니까 별 상관 없고 오히려 이렇게 단단하게 고정되는 게 더 나은 듯 하다.
다만 이 플레이트의 단점이 옆으로 끼울 때인데, 해당 베이스 플레이트 자체가 옆으로 끼우는 걸 별로 권장하진 않는 거 같지만 (큰 렌즈 거치 시의 장착 방향이 플레이트에 그려져 있음) 정 방향이 아니라 옆으로 끼웠을 때는 살짝 공간이 애매하게 고정되는 느낌이다. 근데 단단하긴 함.
아까 플레이트 하단이 복잡하게 생긴 것도 이걸로 의문이 풀렸는데 베이스 플레이트를 보면 퀵릴리즈 플레이트를 고정하는 작은 핀 같은 것이 그 복잡한 구조물들 사이에 딱 맞아 들어가며 고정이 된다.
꽂은 모습은 위와 같음 (위쪽에 그려진게 렌즈 낀 상태로 권장 거치 방향, 그 왼 쪽 아래에 있는 작은 핀이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베이스 플레이트의 높이가 낮아서 저거 꽂은 상태로도 기본 가방에 잘 들어가서 좋다.
다음은 퀵릴리즈 넥스트랩을 써 볼 차례
잘 매달려 있는다. 막 뛰어도 안 떨어짐
탐론 28-200같이 조금 큰 렌즈를 껴도 안정적이다. 오히려 큰 렌즈가 더 안정적인듯 하다. 작은 렌즈는 순정 스트랩처럼 위로 다는게 더 편함
그래도 순정 스트랩이 예쁜데.. 포기할 수 없어서 한 번 껴봤다..
우선 껴지긴 잘 껴짐 그것은 당연
어우 너무 가까워 불편행
이 퀵릴리즈 플레이트가 알카스위스 플레이트랑도 호환이 된다고 해서 혹시나 꽂아보려고 했는데
레오포토 NP-50플레이트는 아래에 달린 고정용 나사? 같은 것이 걸려서 안 들어간다.
나사가 삼각대의 홈이랑 맞아서 돌아가거나 미끄러지지 않게 고정하는 용도인 거 같은데 나사를 뺄 수도 있는 거 같아서 빼면 들어갈 거 같긴 하다. 근데 난 어차피 안 써볼거라 안 들어가는 것만 확인해씀 ㅎㅎ
이 넥스트랩 불편한 점이 하나 있는데 저걸 낀 상태로는 카메라를 내려놓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무게 중심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그냥 앞으로 쏟아진다.
근데 어차피 카메라를 내려놓을 때는 저걸 빼서 내려놓을 테니 큰 상관은 없을 거 같기도 하다.
다만 걱정 되는 것은 이제 여행지 같은 곳에서 식당이나 카페 등에 앉아 있을 때 보통 분실 방지를 위해 스트랩은 목에 걸어두고 책상 위에 올려둔 상태로 밥을 먹곤 하는데, 이건 그렇게 하기가 좀 힘들 거 같아서 가방에 넣는 수고가 들어갈 것 같다.
그래도 편하니까 용서
암튼 카메라 케이스 하나 사려다가 이것 저것 비싸게 사버렸는데 세일도 하길래 그냥 사버렸다.
조만간 사진 찍으러 나갈 생각인데 이 장비를 가지고 갈 생각에 설레인다.
실 사용기도 기회가 되면 올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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