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과 롤파크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시작했으니 거의 내 인생의 반 정도는 롤과 함께 했다.
계속해서 롤을 사랑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부분은 거의 10년을 플레이 해도 질리지 않는 롤의 게임성 그 자체도 있지만, 그 외에도 즐길거리가 많은 스토리나 캐릭터 같은 게임의 세부적인 사항과 프로 리그 같은 게임 외적인 부분이 아주 탄탄하게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부분에서 롤파크는 롤 매력의 정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 리그가 롤파크에서 진행되고, 게임 캐릭터 상점도 마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C방 까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의 삼위일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인베이드 아트 전시회도 볼 겸 밤마다 같이 롤을 하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롤파크에 다녀왔다.
롤파크 찾아가는 길
그래서 오늘은 롤파크에 다녀왔습니다.
롤파크는 종각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있는 그랑서울 건물 3층에 있습니다.
그랑서울은 꽤 큰 건물이기 때문에 입구가 아주 많습니다.
롤파크에 가려면 그랑서울 건물의 큰 길 쪽에 쉑쉑버거랑 이런 저런 가게들이 있는데, 그 쪽으로 들어가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됩니다.
위 지도에서 다솜이쉼터라고 써있는 부분으로 들어가거나 1번 출구의 지하 연결 통로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천장에 도트로 그려진 롤 캐릭터가 보입니다.
올라가니 롤파크 간판 뒤에 왜냐맨 영상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바로 나오면 좌측에는 PC방이, 전방에 카페와 팝업스토어가 보입니다.
피시방 앞에는 엄청 큰 티모 카드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롤파크 구성
인베이드 아트 전시회는 현재 비시즌이라 사용되지 않는 LCK아레나의 앞 쪽에서 진행됩니다.
처음에 웰컴존에서 이 약도가 포함된 안내 책자와 몇가지 기념품을 나눠주고, 나갈 때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후 웰컴존에 보여주면 웰시코르키 스킨 쿠폰을 줍니다.
우선 친구 한명이 아직 도착하지 못해서 카페에서 음료를 시켜 먹었습니다.
카페에는 티버와 포로왕 인형들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메뉴는 그냥 보통 카페와 같이 구성되어 있었고, 가격은 3천원~4천원 정도였습니다.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카페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카운터에는 컵케이크와 미니언 인형들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컵케이크는 아마 달콤쌉싸름한 룰루가 변이를 썼을 때 챔피언이 변하는 그 컵케이크 같습니다.
카페 왼편에는 캐릭터 팝업 스토어가, 오른쪽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음식점과 앉을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쪽으로 쭉 가면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커피는 뭐 그냥 대단하지만 대단하지 않은 커피 맛이었습니다.
인베이드 아트 전시회
인베이드 아트 전시회는 롤 글로벌 런칭 10주년을 맞이해서 현대 미술 작가 10명과 함께 작업한 작품들의 전시회라고 합니다. 인베이드 아트라는 이름의 유래는 "예술을 인베하다"라는 의미에서 가져왔다고 하네요.
처음으로 본 작품은 조트로프 입니다.
조각상들이 막 돌아가면서 빛이 번쩍번쩍하면 마치 조각상이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이는 작품입니다.
비주얼은 이렇습니다.
작동하면 이렇게 보이는데.. 음 직접 가서 한번 보시면 제가 왜 이런 반응인지 아실 수 있습니다.
뭐 조트로프라는 작품의 특성과는 별개로 이것을 구성하는 조각상들은 굉장히 잘 만들어졌습니다.
캐릭터 특성도 잘 살렸고 그냥 다 따로 떼서 전시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보입니다.
전시장 입구에는 라이엇 게임즈의 로고가 붙어있었습니다.
전시회의 여러 작품들로 꾸며진 것으로 보입니다.
전시회는 REMAKE, MOMENT, TOGETHER 총 3가지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우선 첫번째 REMAKE입니다.
INVADE 1 REMAKE
by 08AM, SAMBYPEN, MR MISANG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는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을 재해석했습니다.
유화 페인팅과 부조 형식의 입체 작품, 그리고 디오라마 형식의 애니메이션까지, 그 표현 방식도 각양각색인 아티스트들의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경험을 제공합니다.
리메이크 파트는 여러 챔피언들을 다양한 방식의 예술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왼쪽에는 유화 작품들과 입체 작품이, 오른쪽에는 입체 작품과 디오라마 애니메이션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작품들은 단순한 그림이나 조각상이 아니라 직스가 만든 폭탄이라는 설정이 붙어있거나,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기도 하고, 마치 트릭아트 처럼 보이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이 유화들은 챔피언들의 특성을 굉장히 잘 강조해서 그려진 것 같아 그림 속에서도 볼거리가 많습니다.
사진에 찍힌 제 친구들은 왜 람머스의 눈이 람머스 밖에 달려있는지에 대해 토론하고 있습니다.
Sambypen 작가의 노틸러스, 블리츠크랭크, 아무무, 티모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그래피티같은 작품입니다.
챔피언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으로 저러면 아무무가 노틸러스 있는 쪽 까지 끌려가게 될 것입니다.
전시회를 통해서 작품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우리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이 작품이 그려진 장패드를 밖의 매장에서 25천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작품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장패드를 살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국 사지 못했습니다..
REMAKE 파트는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by GRAFFLEX
리그 오브 레전드는 140여종의 다양한 챔피언 중 하나를 선택하여 게임을 시작합니다. 소환사는 잠시나마 챔피언과 하나가 되어 다양한 전략과 조합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경기를 이끌어 가게 됩니다.
그런 챔피언을 선택하는 픽창은 소환사와 챔피언을 연결해주는 첫 관문이자 가장 긴장되지만 설레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Grafflex는 모니터 속 게임 세상을 자신만의 시그니처 아이콘을 활용하여 현실 세계로 재해석했습니다. 픽창 앞에 덩그러니 놓인 대형 손 모형은 마치 관람색이 작품의 일부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참고로 이 설명은 모두 전시장에 써있는 설명입니다.
마치 픽창을 보는 것 같은 이 작품은 앞에 소환사의 협곡 처럼 보이는 조각들과 함께 내가 소환사가 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가운데에 챔피언 선택 창을 묘사한 것 같은 아이콘들은 솔직히 말해서 뭔지 다 알지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챔피언들을 특징을 살려 저렇게 단순화된 아이콘으로 묘사한 것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두번째 파트는 MOMENT 입니다.
MOMENT
by 최미경, 부원&하종훈, HAND IN FACTORY and VARIOUS ARTISTS
지난 10년의 시간 동안 리그 오브 레전드는 플레이어들과 많은 시간과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그만큼 기억에 남는 순간도 셀 수 없이 많지만, 이곳에서는 딱 세 가지를 재조명해보려 합니다. 우선 큰 인기를 얻으며 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K/DA>, 그리고 이번 10주년을 맞아 공개된 새로운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 마지막으로 롤의 제 2막을 열어준 롤토체스! <TFT>의 꼬마 전설이들까지. 다양한 아티스트가 각자의 방식으로 이 순간들을 다시 관람객들과 공유합니다.
롤은 게임 자체로도 성공하였지만, 롤에서 탄생한 다양한 캐릭터들과 세계관을 이용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성공적이었던 시도들을 뽑으라면 위의 설명에서 언급한 K/DA, 롤스스톤, 롤토체스가 가장 대표적일 것입니다. 라이엇 입장에서도 다양한 방향으로 자신들의 IP를 확장하여 좋지만, 우리 팬들 입장에서도 롤의 세계관과 챔피언들을 여러 관점에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어 좋은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앞에서 반겨주는 것은 최미경 작가님의 <현실과 환상 사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디지털 사이니지 입니다.
굉장히 강한 모습으로 나오는 K/DA 캐릭터들을 조용하고 부드러운 bgm과 함께 묘사하여 캐릭터의 마음속을 보여주는 듯한 작품입니다.
뒤에는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카드를 입체적으로 나타낸 작품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때 하스스톤을 아주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는 만큼 기대되는 게임입니다.
미리 공개된 베타 테스터들의 플레이 영상을 보면 레전드 오브 룬테라는 카드들의 상호작용이 아주 역동적으로 보여지는 게임인데, 그 점을 아주 잘 표현한 입체 작품인 것 같습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 작품 앞에는 꼬마 전설이들 모형이 아주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롤토체스를 많이 하지는 않아서 꼬마 전설이도 잘 모르지만 이렇게 많은 전설이들이 있는지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작품들은 굉장히 디테일이 살아있었습니다.
이 작품 같은 경우에는 전설이가 보고 있는 모니터에 롤 경기 화면이 있었고
이 작품은 영화 감독 같은 소품들이 특색을 더해주었습니다.
이 친구는 그냥 이뻐서 찍어봤습니다.
3번째는 TOGETHER라는 주제 입니다.
TOGETHER
by 서인지, 김정윤, ARTIME JOE
우리의 일상에 리그 오브 레전드가 녹아들어 새로운 장면을 연출합니다.
중학생 때부터 대학생이 되기까지, 10년의 시간을 LoL과 함께 보낸 주인공의 짧은 애니메이션은 많은 소환사의 공감을 자극합니다.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챔피언과 소환사가 어우러져 축제를 즐기는 장면은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LoL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캔버스가 아닌 설치된 대형 벽에 그래피티 아트로 새롭게 연출합니다.
위에서 롤의 매력 포인트를 여러가지 말했지만, 아무래도 같이 할 친구가 없다면 무용지물일것입니다.
중학교 때 학교가 끝나면 발 빠른 친구가 달려가 PC방 자리를 맡아놓고 친구들 끼리 반 대항 롤 경기를 하던 추억도 있고, 고등학교 때 기숙사에서 밤새도록 롤을 즐기다가 사감선생님께 걸려 노트북을 빼앗긴 추억도 있습니다.
롤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만, 중요한건 롤을 안 했다면 이날 같이 전시를 보러 간 소중한 친구들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롤은 제가 깊이 즐긴 게임 이상의 무언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 정면에는 큰 벽화가, 오른쪽에는 애니메이션과 노래가 재생중이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그려져 있고, 엄청나게 많은 요소가 숨겨져 있습니다.
친구들과 이 앞에 한참을 서서 숨겨진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레이브즈와 경찰들, 컵케이크를 파는 룰루
싸인을 해주는 페이커, 구경온 자야 라칸 커플과 에코, KDA를 보고 달려가는 학생
이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요소들이 숨겨져 있는 아주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이거 하나 만으로도 구경하러 갈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실 왼쪽으로 나가면 엄청나게 큰 그래피티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크기가 아마 12m*5m 라고 쓰여있던 것 같습니다.
가운데 사람이 서면 마치 양 옆의 챔피언들로 부터 공격을 받는 듯한 연출입니다.
왼쪽에는 티모, 유미, 애니, 직스가 있고, 오른쪽에는 아무무, 리신, 피즈, 블리츠크랭크가 있습니다.
양 옆의 챔피언이 4명, 4명인 것은 아마 두 명이 들어가서 5명, 5명을 채우라는 뜻이겠죠.
네, 커플을 위한 작품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사진도 안 찍고 나왔습니다.
전시장 밖으로 나가는 통로는 따로 없고 왔던 길을 따라 다시 나가면 됩니다.
전시장 밖
전시를 다 보고 나니 해가 저물고 있었습니다.
어둑어둑해진 롤파크의 분위기가 참 좋아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전시장 밖에는 픽셀 아트를 그릴 수 있는 체험존과 나만의 크로마 스킨 만들기라는 색칠놀이 체험존이 있습니다.
이걸 그리고 나면 작은 인형들을 줍니다.
저와 제 친구들은 룰루 컵케이크, 마오카이 묘목, 바드 정령을 받았습니다.
크로마 스킨 만들기 체험장 옆에는 문도와 알리스타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건 아마 원래 있는 조각상 같습니다.
그 앞에는 간지나는 모습의 리신 티모 징크스가 있었고, 인베이드 아트 전시회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핸드폰 케이스와 보조 배터리, 스티커, 엽서, 장패드, 티셔츠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가난한 학생이라서 고민만 하다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품질 자체는 나쁘지 않아 보여서 돈만 충분했다면 한아름 구매해서 나왔을 것 같습니다.
우리 옆에 있던 커플은 양손에 가득 들고 나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커플이 부러운게 아니라 양손에 캐릭터 상품을 가득 들고 나가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옆에는 바론 싸움을 하는 모습을 담은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 나만의 픽셀 아트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었는데, 옆의 도장을 칸에 찍어서 그림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기전자과 3명과 화학공학과 1명은 예술적인 활동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건 전시회를 들어가며 받은 엽서와 그림이 들어있는 기념품과
전시회를 마치고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린 뒤 받은 웰시 코르키 쿠폰입니다.
마치며
종각역은 매우 자주 오갔지만, 롤파크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원래 사랑은 먼 곳에 있는 것 같지만 가까운 곳에 있는 법입니다.
롤파크가 평소에는 어떤 모습인지 모르지만, 비시즌에 비어있는 공간을 전시회를 통해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준것은 정말 좋다 생각합니다.
나름 10년차 롤 팬으로서 예술을 침범한 롤의 모습은 신선했고, 보는 과정은 정말 즐거웠기 때문에 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늦기 전에 한번 보러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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